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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뚫고 하이킥의 결말을 욕하지 마라 - 수호천사

I T69 U 2010. 3. 20. 22:16



수호천사님의 생각에 격렬하게 공감한다.

무엇보다 매회 꼭 챙겨서 찾아본 것은 아니지만 지랄같은 일상 속에서 흔치않던 작은 쉼터였기에 못내 아쉽다.

 

 

 

----------------------------------이하 본 글---------------------------------



지붕뚫고 하이킥의 결말을 욕하지 마라(펌)                                                                                       수호천사

번호 243606 | 10.03.20 01:26

 

 

 

아...아쉽다..

 

드디어 지붕킥이 종영했다..

 

정말 많이 섭섭하네..쩝..

 

개한민국에 살면서 느끼는 염증을

 

풍자의 카타르시스로 배설하게 해준 프로그램이였건만..

 

정말 잘 만든 시트콤이다.

 

특히 마지막 결말은 아주 압권이다.

 

그냥 울고 헤어지면서 몇 년후에 재회해서 다시 잘 살아가는

 

그저 그런 결말이었으면 정말 실망했을 건만

 

아주 제대로 된 결말을 보여주었다..

 

사실 현재 개한민국의 tv프로그램 중 계급 의식과

 

사회비판의식으로 똘똘 뭉쳤으면서도 프로그램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는 프로그램은 지붕킥 뿐이었다..

 

현재 많은 tv프로그램을 보라

 

막장,불륜, 상호 비방하는 개그, 타인의 고통에 즐거워하는 막장 예능..

 

제대로 된 프로그램이 있었나?

 

하지만 지붕킥은 달랐다..

 

전에도 블로그에 남겼다시피 지붕킥은 개한민국의 모순을 제대로 역설적으로 꼬집고 있었다..

 

이것을 현 시대의 지배층인 보수단체나 정부에서도 알고 있었기에 빵꾸똥꾸 제재로

 

함부로 까불지 말라고 경고도 했던 것이다..

 

결말은...

 

내 주관적인 생각이다..

 

김병욱피디는 역설적인 설정을 좋아하는 듯 하다..

 

풍자하고 꼬집는 부분에 웃음소리를 집어넣는 것이나

 

해리를 그렇게 싫어하는 세호가 시간이 많이 지나 실제 해리랑 결혼 하는 것이나..

 

그런 역설적인 미를 결말에서도 도입한 것 같다..

 

마지막회 바로 전회를 보면..

 

세경과 준혁의 키스신으로 끝난다..

 

그 전회에 보면 준혁은 세경이 놀이공원 가자는 것에 고백할 마음을 가진다..

 

즉 연인으로서의 시작을 기대한 것이다

 

하지만 세경은 이민을 통보함으로써 둘사이의 끝을 이야기 해버렸다..

 

시작과 끝의 충돌..

 

그리고 그 둘은 마지막으로 데이트를 하고 손도 잡고

 

같이 울고 공감하며 키스도 한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연인으로서의 시작해야 할 타이밍에 그들은 이별을 하는 것이다..

 

사랑의 키스는 곧 이별의 키스가 되어 버렸다..

 

마지막회도 그 역설의 미는 빛났다.

 

사실 세경과 신애는 빈자를 대표하는 계급을 상징하는 것이고

 

순재 집안 사람들은 부르주아를 대표하는 계급을 상징하는 것이다..

 

그 중 엘리트 의사인 지훈은 가장 대표적인 계급 상징이다..

 

김병욱 피디는 극을 진행하면서 조금씩 희망을 이야기했었다..

 

마지막에 정음이 취업을 하는 것도 그렇고

 

신애를 괴롭히는 해리가 점점 신애와 친해지고 하나가 되는 것을 봐도

 

세경과 신애가 순재집안 사람들과 하나되어 서로 챙겨주며 어울리는 것도

 

그렇게 김병욱 피디는 조금씩 진전된 희망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세상에도 모순은 존재했다..

 

마지막회에서 세경의 대사가 정말 가슴깊이 파고 들었다..

 

"아빠랑 셋이 가는 것. 그리고 신애한테 더 좋은 것 같아요.언젠가부터 신애가 저처럼 쪼그라드는 것 같아요.식탐많던 애가 먹을 걸 눈치보는 걸 보고.아까도 병원갈 돈이 없을까봐 걱정하고.그게 마음이 아팠어요."

 

"검정고시 꼭 보고 싶었어요. 대학도 가고 싶었고.아저씨 말대로 신분의 사다 한 칸이라도 올라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언젠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그 사다리를 죽기 살기로 올라가면 또 다른 누군가가 그 밑에 있겠구나, 그리고 못 올라갈 사람에게 올라가는 것처럼(?).."

 

 

김병욱 피디는 전에는 풍자적으로 비판적인 계급의식을 드러냈지만

 

사실 마지막회에 노골적으로 개한민국의 문제적인 계급문제와 양극화를 꼬집은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는...세경과 신애가 순재집에서 같이 가족같이 지내더라도

 

계급이 존재하는 한 모순은 이겨낼 수 없는 것을 드러낸 것 같다..

 

 

결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왜 죽였느냐, 꼭 그래야 했냐, 지붕뚫고 저승길이냐..등등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 둘을 꼭 죽었다고 보지 않는다..

 


김병욱 피디는 지붕킥을 시작하면서 궁극적으로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고 싶다 했다..


 

마지막 장면이야말로 김병욱 피디가 말했던 인간다운 세상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것 같다..

 



 양 끝의 대립되는 계급의 소통과 교감...

 

세경은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고 지훈은 세경의 마음을 듣고

 

뒤늦은 자신의 마음을 깨달았는지 아니면 그저 세경이 안타까웠는지

 

그 둘은 마지막에는 소통하고 교감한다..

 

그리고 세경은 말한다...정말 행복하다고...

 

그리고 정지다..이것으로 족한 것이다..만약 여기서 더 나아가서

 

브레이크 밟는 소리가 들리고 차가 뒤집히면서 불탄다면

 

정말 이것이야말로 최악의 결말이다

 

세경에게 지훈은 가장 도달하고 싶었던 존재였다.

 

가장 강렬하게 가지고 싶었던 존재였지만 도달할 수 없는 존재였기에

 

세경과 지훈이 계급차는 세경과 순재네 어느 누구보다도 크다..

 

그 양끝의 도달할 수 없는 계급차이를 마지막에는 소통과 교감으로

 

하나가 되고 융해된다...

 

그들은 죽은 것이 아니다..죽은 것을 암시하는 뉴스와 지훈과 정음의 대화가

 

있었지만 극중 어디에서도 대놓고 지훈이랑 세경이 죽었다고 이야기 하지 않는다

 

그저 정지되어 있을 뿐이다..

 

김병욱 피디는 계급간 교감하고 소통하는 인간다운 세상을

 

마지막 장면으로 정지된 장면으로

 

보여줄 뿐이다

 

그리고 유종의 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세경과 지훈사이에

 

애정과 죽음을 개입시킨 것이라 본다.

 

어쩌면 계급간의 소통과 교감이 죽음처럼 어렵고 그것 때문에

 

죽음이 다가오더라도 소통과 교감 그 자체는 가치있다는 것을 말하려 했는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세경이 한 대사를 언급하려 한다..

 

이 대사는 우리의 바람을 궁극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다.

 

 

"가난해도 신애가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곳에 가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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