俺/營

2012년 12월 21일 그리고 21일 또는 13일

I T69 U 2012. 12. 12. 17:41





2012년 12월 21일.

마야력에서 마지막 날로 기록되어 있다해서 인류 최후의 날이라고 세상을 떠들석하게 하던 그 날.

나아가 플래닛X나 일루미나티, 루시퍼, 히든핸드 등등 네트워크에서 왕성하게 회자되고 있고 넘처나는 관련 정보들 또한 필자에게는 기실 일정부분 알고 있었던 그런저런 가십거리에 지나지 않던 심심풀이 땅콩이었다.


흥미진진함에는 박수갈채를 보내지만 함몰되고 싶지 않는 그런 류의 이야기랄까.

그런데 오늘 12일, 소소하지만 약간은 신경 쓰일 만한 사건이 생겼다.



필자는 언제나 어머니 지병 관계로 병원에 통원하면서 처방전에 따른 복용할 약을 아침 저녁 때를 나눠 일자 별로 정리하여 각 약봉지에 날짜를 일련번호 부여하듯 기입해 넣어 혹시라도 약복용의 누락이 발생되지 않도록 수고하는 작업을 종종한다.

오늘도 언제나 그랬듯이 그러한 작업을 하다가 왠지 우연같지 않은 경우가 발생한다.


날짜별 정리 시, 필자는 언제나 날짜 계산하기 귀찮은 관계로 언제나 먼저 손에 든 아침약이거나 저녁약을 순서 대로 날짜를 카운트하여 마지막 약봉지 날짜를 확인하면, 다음 저녁약이거나 아침약은 반드시 역순으로 날짜를 부여하는 버릇이 있다.

오늘 12일은 먼저 저녁약 봉지에 내일 13일자 약부터 차례대로 유성펜으로 비닐재질의 봉지에 날짜를 기입하며 작업을 시작한다.


그러다가 어째 날짜가 맞지않아 이미 기입된 날짜들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

다른 것에 정신 팔리거나 산만한 환경에서의 작업도 아니었는데, 19일, 20일, 21일 그리고 13일, 14일, 15일 그렇게 필자는 약봉지에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했던 것이다.


여기까지의 스토리라면 그닥 유의미함을 느끼지 못하지만, 저녁약 정리를 끝내고 이번에는 아침약에 날짜를 기입하면서 다시금 요상한 일이 일어난다.


하던 버릇 대로 이번에는 아침약에 역순으로 날짜를 부여해가던 중 처음 시작했던 13일에 못미친 15일에 약이 끝나버려 저녁약 때 처럼 다시금 날짜를 확인하게 된 것이다.

확인했더니 앞서 저녁약 때와 마찬가지로 말짱한 상태였는 데도 불구하고 역순으로 22일, 21일 그리고 22일 21일 순으로 다시 21일을 기점으로 날짜를 반복하여 날짜를 부여한 것이다.


본인으로써는 내가 한 짓이 아닌듯한 위화감이 강렬하다.

물론 우연성을 강조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남의 일이 아니라 필자 본인이 저지른 일이라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스스로 "도대체 내가 왜 그랬지?"하고 심각하게 자문도 해보지만, 딱히 내 자신에게 납득시킬만한 논리적인 설명이 찾아지질 않는다.


과연 오늘 낮에 있었던 일은 무엇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