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Topic

누가 하우스푸어를 만들었을까?

I T69 U 2011. 6. 25. 19:49

군더더기 없이 지금의 아파트(부동산으로 한정하게되면 아파트의 폐악이 문제인 점이 덮어지기에 아파트로 일괄하여 칭하도록 함) 상황을 깔끔하게 설명한 아고라부방 논객 유피디님 글입니다.

언제나 무언가 가슴 저 밑에 몽아리져있는 것을 글로 토하고 싶은 욕망은 간절하지만 유피디님 처럼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글을 쓰기가 쉽지가 않더군요.


현재의 아파트 문제는 사악한 기득 자본계층이 끝물에 물린거라면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지만, 난감한 것이 어리버리한 주제파악에 실패한 자칭 중산층(특히 전문분야 종사자)이 마지막 호구로 등극해버린 까닭에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웃들 희생냥이 된 점입니다.


주제파악에 실패한 정도로 끝날 일이 아니며 반드시 그 댓가를 요구받는 매우 심각한 상황인 것입니다.

하우스푸어 220만 세대, 대규모로 새로운 극빈층이 대거 출현하게 된다면, 일본의 잃어버린 십년이 아니라 거의 2~3세대에 걸친 극빈층의 대물림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한국의 앞으로 60년 이상은 경제적으로 암흑세상을 맞이하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인젠 정말 자신이 아직 젊다면 한국을 탈출하여 해외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인생설계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가 도래하게 될 것입니다.


아무튼 관심있으신 분은 일독하시기 바랍니다.





----------------------------------------이하 본 글----------------------------------------


누가 하우스푸어를 만들었을까?


유피디    2011.06.25 13:05




참여정부 시절 경제가 활황이 되면서 시중에 자금이 넘쳐나고, 투자처로 부동산에 돈이 몰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 것은 맞다. 그런데 문제는 돈 없는 서민들까지도 빚을 내서라도 한 몫 벌어보자고 뛰어든 것이다. 그런데 돈 없는 사람들이 빚을 내서 강남의 고가 아파트를 살 수는 없는 노릇. 이들의 도박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 곳이 강북이나 수도권의 신도시들이다.

 

자, 이 때 강북이나 수도권이 무슨 "소스" 덕분에 부동산이 올랐을까? 강북에서는 은평 노원 이곳저곳의 뉴타운 개발계획으로 몇 억은 우습게 벌 것처럼 분위기를 띄웠다. 수도권에서는 연일 신도시 확대 공급으로 마찬가지의 결과를 만들었다. 뉴타운 떡밥을 누가 흘렸나? 이명박 서울시장이 그렇게 했다. 수도권의 개발 계획들은 누구의 작품인가?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안상수 인천시장이 밑그림을 그리고, "공급확대만이 해답"이라며 수구언론과 야당이 끝없이 정부를 압박해 얻어낸 결과들이다.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돈 없는 사람들이 빚 내서 투자하지만 말아라"로 정리할 수 있다. 돈 있는 사람들의 투자를 막을 수는 없으되 그들에게 정당한 세금만 부과하면 그만이고, 정책의 핵심은 대출을 억제하는 것에 있었다. DTI 규제가 그래서 나왔다. 당시 한나라당과 수구언론들이 뭐라고 했는지는 기억하실 거다. 정부가 누구 마음대로 대출을 막느냐고 시장경제에 역행하는 빨갱이라고 했다.

 

동기간 동안 미국은 부동산이 훨씬 더 폭등했다가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 유명한 서브프라임 사태이다. 제어장치가 없으니 대출 받아 투자하는 사람들이 도를 넘었고, 결국 그 대출을 감당하지 못해 금융기관이 직격탄을 맞아 경제 전체가 휘청거린 사건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정도의 충격은 없었다. 대출을 받고 싶어도 선을 넘지 못하게 한 DTI의 덕이다. DTI를 가리켜 공산주의 정책이라고 맹비난했던 한나라당이 지금도 DTI를 유지하는 것만 보아도, 그것이 참여정부의 한 수 빠른 예측으로 우리나라를 미국 꼴 나지 않게 막아주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이 명박 정부 들어 부동산 시세가 하향안정처럼 보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제 더 이상 수요가 없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빚을 내서 투자를 하던 사람들이 이제 빚을 내서 생활비를 마련해야 할 지경이다. 이명박 정부의 고환율 정책과 저금리 정책으로 물가가 폭등하고, 각종 공과금 인상과 대기업의 착취 구조로 인하여 이제 먹고 살기도 힘드니까 투자 같은 것은 눈을 돌릴 틈도 없는 탓이다.

 

수요가 없으면 가격이 폭락해야 정상인데, 폭락하지 않는 이유도 간단하다. 그냥 투자자들이라면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팔아서 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하려 하겠지만, 지금 물린 사람들은 하지 말라는대도 기득권층의 꼬임에 넘어가 대출 받아 투자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지금 손해 보고 파는 것은 파산을 의미한다. 그러니 안 팔리는 부동산을 억지로 붙들고 있는 것이고, 그래서 폭락이 당연한 상황에 폭락을 하지 않고 하향 안정화처럼 보이고 있을 뿐이다. 그 하우스푸어들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건데, 여기서까지 노무현 탓을 하는건 양심도 없는 짓 아닌가?

 

정작 기득권층은 아파트로 재미보는 시대가 끝나니까 이제 땅으로 눈을 돌려서 전국을 삽질판으로 만들어 돈잔치를 벌이고 있고, 기득권의 꾀임에 빠져서 끝물에 올라탄 서민들은 하우스푸어가 되어 생존을 걱정하고 있어야 하는 현실. 물론 욕심에 눈이 멀어 분수를 모르고 뛰어든 서민들도 욕 먹어 마땅하다. 자기들의 목에 칼을 겨눈 일당에게 표를 던져주는 멍청함도 욕 먹어 마땅하다.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부동산 사태와 관련하여 가장 욕 먹어야 하는건 당시 지자체장, 한나라당, 수구언론임은 분명히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