俺/營

Rainer Maria Rilke, "말테의 수기" 중에서- 불안, 고통

I T69 U 2009. 3. 7. 16:34



" 사람들은 살기 위해서 이 도시에 모여든다.
하지만 대량의 죽음을 양산할 뿐이다."





"사람들은 살기위해 이 도시로 모여든다.
그러나 나에게는, 오히려 여기서 모두가 줄어든다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

"어린아이는 잠이 들어 있었다.
크게 입을 벌리고, 요오드 포름과 볶은 감자와 정신적인 불안의 냄새를 태연히 호흡하고 있었다.
인생이라는 이런 것이겠지. 가장 중요한 것은 산다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는 이제 편지를 쓰지 않기로 한다.
내가 전혀 딴사람이 되었다고 누구에겐가 알릴 필요가 있을까.
딴사람이 되어버리면, 나는 이제 이전의 내가 아닌 것이다.
이전의 나와는 다르다.
나는 이제 한 사람의 친지도 없다.
미지의 사람들 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편지를 쓸 것 인가.”

"담요 가장자리에 비죽이 나와 있는 실밥 하나가 어쩌면 단단하지 않을까, 강철처럼 단단하고 날카롭지 않을까 하는 불안..."

"해산달이 가까운 부인이 가만히 서 있는 모습에는 참으로 서러운 아름다움이 드리워져 있다.
그저 무의식적으로 섬세한 손을 대고 있는 그녀의 뱃속에는 아기와 죽음, 이 두 개의 씨가 들어 있다.
그녀의 맑은 얼굴에 흐르는 촉촉하고도 짙은 미소는 때때로 이 두 개가 자라는 것을 자각하는 어렴풋한 안도감에 나오는 미소가 아닐까?"

"이 유명한 시민 병원은 아주 오래된 곳으로 이미 클로비스 왕 때부터 몇 개의 침대에서 환자가 죽어 갔다.
지금은 559개의 침대에서 죽어간다.
마치 공장 같은 모습으로 변해버렸다."

“오직 남에게서 사랑받기만 하는 사람의 생활은 보잘것없는 생활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차라리 그것은 위험한 생활이라 할 수 있다.
사랑을 받는 사람은 자기를 극복하여 사랑하는 사람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부동의 확신과 안정이 있는 것이다.”



- Rainer Maria Rilke, "말테의 수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