俺/作

下山 - 申庚林

I T69 U 2011. 6. 21. 18:03




시인 申庚林


1936년 충청북도 충주에서 출생.
1955년 《문학예술》에 〈낮달〉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하고 1960년 동국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였다.
고향에서 초등학교 교사도 하고 출판사 편집일도 하고 한때 절필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다시 시를 창작하여 두드러진 관념적인 세계를 벗어나 막연하고 정체된 농촌이 아니라 핍박받는 농민들의 애환을 노래하였다.
현재 동국대학교 석좌교수로 있다.
1973년 제1회 만해문학상, 1981년 제8회 한국문학작가상을 수상하였다.





下山




언제부터인가, 나는
산을 오르며 얻은 온갖 것들을
하나하나 버리기 시작했다.
평생에 걸려 모은 모든 것들을
머리와 몸에서 훌훌 털어 버리기 시작한다.
쌓은 것은 헐고
판 것은 메웠다.

산을 다 내려와
마침내 산을 다 내려와
몸도 마음도 텅 비는 날
그날이 어찌 내가 이 세상을 떠나는 날이랴.
사람살이의 기쁨과 괴로움을 비로소
알게 될 그 날





申庚林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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